관현악의 교과서로 불리는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는 마치 천일야화(千一夜話)가 눈 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서양 중심적 시야로 동양을 바라보았다는 비판문도 있지만, 작품의 높은 가치는 늘 여러 입장문을 뒤로하고 이색적인 세계에 빠져들게 만든다.
이번 함신익과 심포니 송 마스터즈 시리즈에서는, 2022년 마스터즈 시리즈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추었던 피아니스트 송은채가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협연했다. 지휘자 함신익은 대전시향과 KBS 교향악단 예술감독을 역임한 후, ‘함신익과 심포니 송’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지금까지 12년의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은 오케스트라의 힘찬 전주와 피아니스트 송은채의 낭만적인 터치로 시작되었다. 물결이 흐르는 듯, 연속적으로 길게 이어진 음표들이 깨끗한 음색으로 등장했다.
쇼팽 작품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반짝거림은 깨끗한 음색에 더 투명해졌다. 협주곡은 전체적으로 생각보다 빠른 템포로 진행되었다. 음악은 끊임없이 진행되며 흘러갔다. 깊은 서정성이 콘서트홀을 울려, 음이 소멸되기까지의 과정을 느낄 시간적 여유는 다소 제한적으로 느껴졌다.
폭죽이 터지듯 음악의 능선이 최고조에 이르는 순간에는 신중한 접근으로 관객을 이끌었다. 피아니스트의 연주에서 낭만적인 깊이가 드러나는 여운의 순간, 오케스트라는 다음 챕터를 향해 연주를 진행했다.
피아니스트는 3악장에서 경쾌한 리듬과 활력을 보여주며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이 피아니스트는 프로코피예프 소나타에도 잘 어울릴법한 음악적 해석을 지니고 있었다.
림스키코르사코르프의 세헤라자데는 명료한 전개 속에서 출발했으며, 오케스트라는 전체적으로 음악적 밸런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곡의 서사를 하나씩 풀어나갔다. 작품 특유의 극적 대비와 긴장감은 다소 절제된 방향으로 흘렀지만, 색채의 대비와 음향이 정돈된 인상을 주었다.
공연일시
2026-03-12 (목), 19:30
출연
지휘, 함신익 Shinik Hahm, Conductor
피아노, 송은채 Eunchae Song, Piano
주최
함신익과 심포니 송 오케스트라
프로그램
Nikolai Rimsky-Korsakov Russian Easter Festival Overture, Op. 36
림스키-코르사코프 러시아 부활제 서곡, 작품번호 36
Frederic Chopin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제1번 마단조, 작품번호 11
Nikolai Rimsky Korsakov Scheherazade, Op. 35
림스키 코르사코프 세헤라자데, 작품번호 35